차를 운용하게 되니 확실히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
시원하게 트여 있는 한강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까지가 하나의 여정이었던 주말 데이트.
카페 외관을 보고 한눈에 반한 김포 카페, 아보고가에 방문했다.
비정형 다면체의 큰 덩어리로 구축된 건축물, 붉은 벽돌의 소재, 그리고 '피라미드 카페' 라는 별칭처럼 고대 유적이 연상되는 형상.
컨셉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니 '알래스카의 만년설이 덮여있는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본 카페 외관은 이런 모습. 파란 하늘 아래 인공적인 다면체의 거대한 건축물,
그리고 카페 앞 나무의 동양적인 선과 마른 풀들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비정형의 다면체 형태인 만큼 어떤 측면에서 봐도 다른 심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보고가 카페의 다른 사진에서 초록 풀이었던 때의 조경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마른 풀의 조경이 건축물과 훨씬 더 강한 시너지를 냈다.
같은 컬러의 마른 풀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혹은 기다란 직선으로 서서 이루는 조화가 돋보였다.
카페 입구 왼쪽으로, 한강과 맞닿은 쪽의 화단.
붉은 자갈과 이끼, 회백색 돌과 마른 풀의 컬러감이 감탄할 수밖에 없이 좋았다.
건물에서 가장 큰 아치형의 통창. 통창 밖으로는 한강이 보인다.
카페 공간 구석구석이 비정형 다면체의 각기 다른 면을 활용해 구성되어 한눈에 조망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장 메인이 되는 창과 진열대 공간을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카페 2층의 공간이 보이며, 카페 1층 좌측에도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얼핏 보인다.
전시 공간 아래에도 카페 좌석이 마련되어있으니, 좌석이 가득 찼다면 이곳 공간을 확인해보는 것이 웨이팅 꿀팁이다.
바로 눈에 띄는 2층 공간과 달리 숨어있는 공간이기 때문인지 자리를 잡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의 수가 훨씬 적었다.
빵은 유리 진열대 안에 위생적으로 진열되어 있었고
계산대 바로 옆에는 케이크 진열 공간이 있다.
다면체 안쪽의 공간은 다면체가 이루는 기울기와 별개로 수직의 볼드한 벽돌을 세워
사선과 직선 사이에서 또 다른 작은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카페 1층의 안쪽 자리에서 한강이 보여 조망이 좋다.
2층을 떠받치는 붉은 벽돌의 일층은 아치 형태를 이루고, 위쪽 벽은 화장실 이자 공간 분리의 역할을 하며
공간의 다양한 모습을 또 한 번 연출해낸다.
건축가는 위쪽 벽이 위치하는 proportion을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았을까.
사선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건물 밖은 물론 안에서도 조경을 참 잘 썼다.
사선의 벽을 활용한 라인 조명의 배치도 눈에 띄었다.
2층 공간. 좌석과 벽 사이의 공간을 널찍하게 둔 것까지 건축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카페 아보고가의 건축가이자 작가인 셀레스테 정기태.
아보고가는 작가의 5년만의 공간 디자인 분야 복귀작이라고 한다.
사선의 천장과 붉은 벽돌의 매스감. 벽돌 공간 입구의 수직 proportion이 마음에 든다.
건물 밖으로 나와 외부에서 내부를 다시 바라보니 드는 또 한번의 생경함.
건축을 경험하면서 건축가의 고민의 흔적을 느끼는 일이 오랜만에 너무 즐거웠다.
외부에도 다각형의 의자가 돋보이는 좌석이 마련된 디테일이 있었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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